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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남지 12월호(차두리의 추억)

작성자명이**
조회수2098
등록일2009-12-09 오후 11:47:31

차두리의 추억


2002년 월드컵 한국과 이탈리아의 16강전, 1-0 으로 패색이 짙어가던 후반 38분, 홍명보가 빠지고 차두리가 교체 투입된다. 순간 TV를 보던 나는 온 몸에 소름이 돋아 오르는 것을 느끼며 그 자리에서 굳어버렸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는 그 느낌은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다. ‘차두리다 !’ 많은 논란 속에 유일한 대학생으로 대표로 뽑히고, 조별예선 3경기에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는 그가, 채 10분 뒤면 한국이 탈락할지도 모를 절박한 순간에 기어이 나온 것이다. 사실 나는 월드컵이 시작되기 한 달 전부터 새벽기도를 골방에서 홀로 드리고 있었다. 다른 갈급한 기도제목이 있어 시작했지만, 빠지지 않고 기도한 내용 중 하나가 차두리 선수가 월드컵에서 잘 뛰어서 그 아버지 차범근 감독이 회복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기도였다. 차범근 감독은 이전 월드컵에서 히딩크 감독이 이끄는 네덜란드에 5-0으로 패한 후 월드컵이 끝나기도 전에 경질 되고, 한국과는 모든 인터뷰도 거부한 채 중국으로 넘어가 외롭게 감독을 했지만 그마저도 신통치 않아 서서히 잊혀 가고 있던 인물이었다. 인간적으로 그리고 선수로서 너무나 그를 좋아했던 점도 있었지만, 무엇보다도 독실한 기독교 신자인 그에게 왜 이런 일이 생기고 세상에서 비난받는가에 대한 많은 안타까움이 내 안에 있었다. 그가 회복되는 길은 그의 아들을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나는 생각했다. 차두리가 들어간 후 5분 뒤 설기현의 동점골이 터졌고, 안정환의 연장전 골든골로 우리는 승리했다. 내 기대처럼 차두리는 골은 기록하진 못했지만, 그림 같은 오버헤드킥으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독일과의 준결승에 풀타임 출장했으며, 이후 아버지가 뛰던 독일 분데스리가에 진출까지 하게 된다. 축구해설을 맡으며 다시 축구계로 복귀한 차 감독은 다시금 국민들의 관심을 받게 되고 이후 명문 팀인 수원삼성의 감독으로 취임하게 된다. 물론 내 기도 때문에 그와 그의 아들이 회복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단 그들은 피나는 노력을 했을 것이고 간절히 기도했을 것이다. 더불어 그들은 모르겠지만, 그들을 아끼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중보기도했으리라 믿는다. 어찌되었건 하나님은 내 기도를 들어주셨고, 나와는 아무런 이해관계도 없는 그가 회복되는 것에 한없는 기쁨을 누렸다. 이런 기쁨은 내가 결혼을 하고, 아들을 얻고, 시험에 합격을 하고, 책을 출간했던 개인적인 기쁨과는 다른 느낌의 기쁨이었다. 하나님은 중보기도를 귀하게 여기시고, 중보기도자에게도 깊은 감사를 주신다고 생각한다. 대학생때 강원도 태백에 있는 예수원에 친구들과 함께 간 적이 있었다. 그 때는 설립자인 성공회 대천덕 신부님이 살아계실 때인데, 함께 기도하는 시간에 고통 받는 보스니아 난민들을 위해서 기도하자는 것이었다. 우리나라도 아니고 나와는 아무런 상관도 없는 보스니아를 위해 기도를 하자고? 하지만 기도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고, 그것은 당시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참으로 하나님의 심정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진정한 중보의 기도를 드리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세이레 새벽기도기간동안 진정한 중보기도를 개인적으로 많이 드리지 못했다. 하루하루 팍팍한 삶을 살며 중보기도를 한다는 것이 사치스럽게 생각될 수도 있겠지만, 중보기도를 통해서만 얻을 수 있는 깊은 감사와 여유, 그리고 하나님의 마음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안타까움이 내 안에 있다. 어떻게 생각해보면 지금 나 자신이 믿음을 지키며, 사회 일원으로 건강하게 살아가고 있는 이 자체도 나도 모르는 누군가의 중보기도 덕분일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면 가슴이 뜨거워 온다. 가족들, 믿음의 선후배들, 다락방 식구들, 어쩌면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그 어떤 분들의 기도.... 기도의 빚을 어떻게 갚아야 하는가는 자명하다. 돈이 돌고 돌아야 모두에게 기쁨이 되듯이, 기도도 돌고 돌아야 더욱 축복이 되고 그것이 하나님이 원하시는 기도가 아닐까 싶다. 2002년 월드컵의 기억은 전 국민의 기쁨이겠지만, 차두리를 통한 나만의 추억은 내 생애 가장 기뻤던 순간 중 하나로 기억될 것 같다. 다시 월드컵이 다가오고 차두리를 보며 중보기도의 기억이 다시 새롭게 다가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