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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불법 노무자)

작성자명이**
조회수1639
등록일2014-05-14 오후 10:53:11

불법 노무자

 

 

우리 병원에는 한 번씩 외국인 불법 노무자들이 치료를 받으러 온다.

뭐 불법 노무자가 된 사연은 일일이 알 수 없지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은 신분보장이 되지 않는 불안감속에 일을 하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필자가 대학병원에 있을 때 눈에 못이 박혀 응급실에 온 중국인 불법 노무자가 있었다.

눈을 살리기 위해서는 바로 응급 수술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는데, 그 분은 만약 수술을 하게 된다면 신분이 탄로가 되어 바로 출국조치가 될 것이라며 수술을 거부하고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아마도 고향땅에 두고 온 처자식의 생계가 자신의 몸보다도 더 소중히 생각되었던 것 같았다.

 

지난주 토요일에 몽고 국적의 불법 노무자가 쇳조각에 눈을 맞아서 우리 병원에 왔다.

그 분의 눈 상태는 눈이 날카롭게 긁히긴 했는데 상처가 잘 아문다면 별 문제가 없겠지만, 만약에 상처에서 출혈이 심해지거나 염증이 생긴다면 큰 수술이 필요할 수도 있는 상태로 보였다.

안구에서 이물질을 제거하고 치료를 해준 다음 만약 악화되는 느낌이 있다면 다음날이 일요일이기 때문에 안과진료를 받을 수 있는 대학병원 응급실로 가야 한다는 말을 하면서 별일이 없으면 월요일 다시 내원하라는 말을 했다. 월요일 다시 온 그 분은 상태가 악화되어 있었다. 일요일까지 상태가 너무 좋았는데 일요일 밤부터 상태가 악화 되었다는 것이었다.

눈 상태를 보니 눈이 긁힌 자리에서 출혈이 멈추었다가 다시 시작되어 증세가 심해진 것 같았다. 내가 치료를 하며 좀 더 기다려 볼까 생각도 했지만, 그러다가 더 악화되어 수술시기를 놓친다면 내가 모든 것을 책임져야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할 수 없이 소견서를 적어서 대학병원으로 전원 했다. 대학병원에 있을 때 수술을 거부한 중국 불법 노무자 생각이 나서 생각이 복잡해진 것이 사실이었다.

 

개인병원 의사가 환자를 상급병원으로 전원할 때 갈등이 되는 경우가 있다.

경제적, 육체적 형편이 별 문제가 없는 사람들은 갈등 없이 전원을 권유하지만

여러 여건이 상급병원에서 치료를 받기가 힘든 환자에게 전원을 권유해야만 할 때는 의사에게 상당한 갈등과 복잡한 내면의 소리를 듣게 된다. 이것이 최선일까? 나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 진료는 아닌가?

 

의사가 자신의 양심에 부끄럽지 않게 최선을 다해 진료했지만, 결과가 여의치 않을 때 그것에 대해 신뢰해 주는 사회적 여건이 조성이 된다면 개인적으로나 국가적으로 얼마나 많은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기도 하지만 내 욕심일수도 있다는 생각도 해 본다.

 

그 몽고 환자 밝은 모습으로 다시 볼 수 있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