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추석 선물

2년 전에 아버님이 위암수술을 받으신 이후로 아버님의 건강상태에 대한 신경을 더욱 쓰게 되었다. 올해가 팔순이신데, 몸 상태가 괜찮으시냐고 여쭈어 보면 당신께서 하시는 대답은 항상 “괜찮다” 이시다. 하지만 의사아들이 그 말을 그대로 믿지 않고 이래저래 살펴보는 것은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혈색은 이전에 뵈었을 때 보다 괜찮은지, 살이 빠지지는 않으셨는지, 드시는 양은 여전하신지, 잠은 잘 주무시는지, 손이 차지는 않으신지, 말씀은 잘 하시는지, 화장실은 잘 가시는지, 시력은 잘 보시는지…….

병원을 꼭 가지 않더라도 세심하게 살펴보면 건강 상태를 부족하나마 체크할 수 있는 포인트는 상당히 많다.

올 추석은 유난히 빠르다. 아직 논에는 벼가 익지 않아 푸른색깔을 내고 있는데 말이다.

이제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조치원 근처에는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이 많다. 지팡이를 짚고 백내장 수술을 혼자 쓸쓸히 오셔서 받고 가시는 분들도 상당히 많다. 하지만 그래도 추석이 되면 멀리 떨어져 있던 가족들이 모처럼 모여서 이런 저런 이야기도 나누고 맛있는 음식도 차려먹고 추석은 즐거운 날이 아닐 수 없다. 이런 좋은 날에 자녀들이 부모님들께 많은 선물을 준비하겠지만, 무엇보다도 부모님들의 건강을 챙겨 드리라고 꼭 부탁드리고 싶다.

아무리 부자이고 자녀들이 많아 다복하다 하더라도 나이 들어서 몸이 아프면 만사가 힘이 들고 모든 것이 귀찮게 여겨지는 것이 당연하다.

본인 스스로도 건강을 챙겨야 하겠지만, 자녀된 도리로써 부모의 건강을 챙겨 드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만으로도 어르신들에게는 큰 위안이 되고 기쁨이 될 것이다.

간단하게나마 병원에서 건강 검진을 꼭 받게 해 드리고, 경우에 따라서는 모시고 가서 건강 검진을 받게 하는 것도 당신들에게 큰 기쁨이 되고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추석에도 가정마다 건강에서 우러나오는 진정한 함박웃음이 한껏 터져 나오기를 진심으로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