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하고 노력하라

유교의 기본윤리는 인(仁)이며, 맹자는 인을 다음과 같이 삼등분하였다.

첫째는 “요순성지야(堯舜性之也)” 고대 중국 요순시대 요제(堯帝)나 순제(舜帝)는 타고난 성품이 인(仁)이었다.

둘째는 “탕무신지야(湯武身之也)” 은탕왕(殷湯王)이나 한무제(漢武帝)같은 분은 성지야(性之也)는 아니었으나 몸으로 익혀 인자(仁者)가 되었고,

셋째는 “오패가지야(五覇假之也)” 춘추시대 오패자 즉 제항공(濟恒公), 진문공(晉文公), 진목공(秦穆公). 송양공(宋讓公), 초장왕(楚莊王) 등은 성지야(性之也)도 신지야(身之也)도 아니나 지배자가 되기 위해 인자인 척 하였다는 것이다.

그런대 맹자의 결론이 이채롭다. 「오래도록 인자인 척하면 그가 인자가 아니라고 누가 알리오」라는 것이다.

여기 맹자의 교훈은 타고난 선보다 몸으로 익히고 행동으로 나타낸 선이 오히려 귀하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막스 비어의 소설 <행복한 위선자>는 비양심적인 악인 로드 죠오지 헬에 관한 이야기다. 그는 마음뿐 아니라 그의 얼굴도 험상궂게 생겼다. 어느 날 그는 아름답고 순결한 미어리라는 소녀를 사랑하게 된다. 그러나 그 소녀는 “얼굴이 저렇게 무섭게 생긴 사람의 아내가 될 수는 없어” 하고 그를 거절했다. 로드 죠오지 헬은 그녀와 결혼하고 싶어 고심한 끝에 세상에서 가장 거룩하고 인자하게 보이는 가면을 쓰고 미어리에게 청혼을 했다. 그녀와 결혼하게 된 그는 날마다 그의 위선을 감추고 참을성 있고 너그럽게 보이려고 힘썼다. 어느 날 옛 친구가 사랑하는 아내 앞에서 로드 헬의 가면을 무자비하게 벗겨버렸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가면이 벗겨졌을 때 그의 얼굴은 거룩한 모습으로 변해 있었다. 이 얘기는 사람은 노력한 만큼 선한 모습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교훈하고 있다.

1980년 세계 최초로 24시간 뉴스 채널 CNN을 창립한 테드 터너(Ted Turner, 1938~) 그는 부모를 일찍 여의고 가난과 싸워야 했지만 ‘끈기’ 하나로 CNN을 세계 최고의 뉴스 채널로 키워 냈다. 집안과 회사에서는 ‘짠돌이’로 소문났지만 해마다 거액을 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1998년에는 재산의 3분의 1을 UN에 내놓았다. 그러나 터너도 처음 100달러를 기부하기로 마음먹고 수표책에 사인할 때는 두 손이 벌벌 떨렸다. 그 돈이 어떻게 벌어들인 돈인가 너무나 아까웠던 것이다. 수십 번을 망설인 끝에 사인할 수 있었다. 다음번에는 아까운 마음이 처음보다 덜했다. 그렇게 기부 횟수가 늘어날수록 돈을 내놓기가 쉬워졌고 더 많은 금액의 수표책에서 사인할 수 있었다고 하면서 “나눔도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인간 만사가 다 그렇다. 반복하고 노력해야 한다.

글: 조치원 성모안과 원목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