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원소개

전화 문의 안내

  • 044-868-0021
  • 전화예약가능
  • Fax. 044-868-0031
  • 평일 09:40 ~ 17:00
  • 목/토요일 09:40 ~ 12:30
  • 점심시간 12:30 ~ 14:20
  • 일/공휴일 휴진

<수술시간> 오전 10:30 ~ 12:00
오후 03:00 ~ 04:30
(수술시간에는 대기시간이 길어질 수 있습니다. )
(주차: 병원 옆 조치원주차타워, 1시간 무료, 점심시간 11:30~13:30 무료)

세종시 교차로 칼럼

  • 본원소개
  • 세종시 교차로 칼럼

등록시 입력한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

비밀번호 입력

제목

5월 19일(농아 환자)

작성자명이**
조회수901
등록일2017-06-15 오후 5:32:13

농아 환자

 

 

수년전에 농아인 부부가 진료를 받으러 오셨다.

부부가 모두 농아인이고 글씨도 모르셔서 의사소통에 상당한 지장이 있었지만, 손짓으로 눈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의사를 전달하시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고, 검사 결과 백내장이 심하셔서 시력장애가 발생한 것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수술이 필요하다는 내용을 도저히 전달할 길이 없어 수화통역센터로 전화를 걸어 수화 통역사의 도움을 구했는데, 불행히도 그 농아부부는 수화도 모르는 분이셨지만, 그래도 수화 통역사분이 잘 의사전달을 하셔서 자녀분들과 전화연락이 되어 환자의 상태와 앞으로의 진료 계획에 대해서 설명을 드릴수가 있었다.

 

우리 병원에는 농아인들이 더러 오시는데, 농아인들이 한분, 두 분 병원을 방문하신 후 농아인 친구 분들과 함께 오시는 일이 늘어나면서 농아인 환자들이 그래도 제법 오는 병원이 되었다. 자주 오시는 분들은 그야말로 눈빛으로 무엇을 원하시는 것인지 대충 감이 온다. 하지만 처음 오시는 분들은 한글을 아시는 분들은 글로 써서 의사소통이 되는데 글을 모르시는 분들도 더러 계시기 때문에 소통에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경우가 더러 있다.

 

조치원에는 농아인 협회 사무실도 있고 수화통역센터가 있어서 이런 분들이 오면 많은 도움을 받을 수가 있다. 아마도 모르시는 분들도 많으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정말로 수화 통역사분들이 헌신적으로 봉사를 하고 계신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농아인을 많이 대하진 못했지만, 그분들을 대할 때 받는 느낌은 그들이 영혼이 참으로 맑은 것 같다는 느낌이다. 세상의 아름다운 소리를 들을 수 없는 것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지만, 세상의 더럽고 악한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에 말 때문에 받은 상처와 아픔이 없기에 정상인보다도 더 맑은 영혼을 가지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우리는 얼마나 말 때문에 상처를 입고, 추악한 말로 영혼이 혼탁해지는가?

 

그 농아 부부환자는 자녀분과 상의 후에 백내장 수술을 받았다.

수술방에서 말이 통하지 않아 고생을 좀 하긴 했지만, 말이 들리지 않으신 분이 눈까지 희미해지면서 얼마나 답답하셨을까 생각을 하면 최선을 다했고 수술도 잘 되었다.

 

농아인 부부가 말없이 정답게 대기실에 앉아 계신 모습이 자꾸만 생각이 난다.

할머니 할아버지,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 사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