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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14일 (어느 老 부부 이야기)

작성자명이**
조회수934
등록일2017-07-12 오후 11:01:18

어느 부부 이야기


그저께 저희 병원에서 백내장 수술을 받으신 85세의 장 할아버지는 정말 기억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연세는 많으시지만 얼굴에 개구쟁이라고 적혀 있는 해 맑은 동안에 환자가 없는 날이면 저에게 과거 깡패 3명을 맨손으로 제압했고 지금도 한 명 정도는 제압할 수 있다는 등의 과거 무용담을 들려주시는데... 어째 사실은 아닌 듯 합니다.

그저께 수술을 하는데, 수술실에서 얼마나 걱정을 하시는지……. 무용담이 다 허풍이라는 제 생각이 맞는 듯합니다. 수술이 무사히 끝나고 많이 힘드셨어요?”라고 여쭈어 보았더니, 하얗게 질려 있던 얼굴에 비로소 미소를 띠시면서 이제 끝난 거여?” 하십니다. 꽤나 긴장을 하셨던 모양입니다.

장 할아버지에게 제가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평생을 함께 사셨을 할머니에게 지금도 깍듯하게 경어를 쓰신다는 점입니다. 할머니도 녹내장으로 저희 병원에 자주 오시는데 할아버지가 정말로 극진하게 할머니를 대하십니다. 자신의 몸도 불편하실 텐데, 할머니에게는 각별하게 잘 해드리는 것이 보기만 해도 티가 팍팍 납니다. 물론 할머니가 지금도 우아하시고, 젊으셨을 때는 정말로 고우셨겠다는 생각은 합니다. 뭐 그런 이유 때문에 할아버지가 할머니를 그렇게 위하실수도 있겠지만, 어찌 되었건 보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할머니도 녹내장도 심하시고, 관절도 있으시고, 몸도 상당히 불편하시만, 할아버지가 그렇게 극진히 보살펴 주시니까 얼굴에는 행복이라는 단어가 적혀 있습니다.

백내장은 대부분 60세가 넘은 노인 분들이 많이 받는 수술이기에 자연스럽게 그 분들과 이야기를 많이 나누게 되는데, 할머니들이 많이 하시는 내용은 남편 때문에 속썩였던 이야기들이 제일 많은 것 같습니다. 어떤 할아버지는 할머니가 수술을 받는데도 오시지도 않는 분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바쁘시지도 않을 텐데 말입니다.

젊은 연인들의 다정한 모습은 사실 뭐 다른 사람들에게 별 감정을 느끼게 하지 않지만, 노인 부부들의 다정한 모습은 우리들에게 감동을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그 분들을 보면서 제가 생각한 것이 사랑표현은 나이가 들수록 일부러라도 더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무리 부부사이라도 상대를 존중해야 나도 존중받고, 상대를 높여 주어야 나도 높임을 받고…….

노년의 행복이 무엇일까? 생각해 봅니다. , 자녀……. 뭐 이런 것도 무척이나 중요하겠지만, 노년의 가장 중요한 것은 건강한 몸과 부부간의 사랑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보는데, 이게 맞는지는 저도 나이를 좀 들어 보아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찌되었건, 장 할아버지가 밝아진 눈으로 또 얼마나 할머니를 위하실지 지켜보는 것도 무척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