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님

저는 강남성모병원에서 인턴생활을 할 때부터 가까운 사랑의교회에 출석했고, 결혼 후 2004년에는 옥한흠 목사님의 마지막 제자훈련을 받기도 했습니다. 한편 여의도성모병원에서 레지던트를 할 때에는 가까운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도 자주 예배를 드렸고, 순복음교회에서 셔틀버스를 운영하는 오산리최자실기념 금식기도원에도 여러번 기도하러 갔습니다.

지난 1세기 동안 한국교회의 놀라운 부흥은 세계 교회사에 유래가 없는 일이었고, 이런 한국교회 성장의 양대 축과 같은 역할을 했던 것은 조용기 목사님의 순복음교회가 중심이 된 성령운동과 옥한흠 목사님이 중심이 된 사랑의교회 제자훈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02년, 교계에서 화제가 되었던 이야기는 조용기 & 옥한흠 목사님이 상대방의 교회에서 설교하시는 강단교류였습니다. 제자훈련이 성공하려면 성령의 역사가 있어야 하고, 성령운동이 성공하려면 제자훈련으로 보완되어야 함을 사역을 마무리해 가던 두 영적 거인들이 인정한 상징적인 일이었습니다.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 중에 하나가 성령운동이라고 하면 신유와 방언기도만 떠올린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제가 경험한 조용기 목사님 집회의 핵심은 성령에 의지한 말씀선포이지, 결코 신유가 중심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물론 마지막에 아픈 사람을 위한 신유의 기도를 드리곤 하셨지만 결코 신유가 메인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모략』으로 유명한 이 시대의 탁월한 신학자 달라스 윌라드는 그의 또 다른 명서인『영성훈련』에서 주님이 우리와 같은 인간이셨다는 사실은 우리도 그분과 동일한 훈련을 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는 우리 시대의 많은 영적 지도자들의 위대한 순간에만 관심이 있고 그들이 거쳤던 훈련과 인내에 대해서는 무심하다고 날카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제가 잘 아는 분 중에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의료선교회를 섬기면서, 10여 차례 이상 조용기 목사님의 해외집회를 함께 다녀오신 분이 계십니다. 조용기 목사님의 해외집회는 낮에는 의료선교회 등 각종 봉사조직들이 활동을 하고 저녁에는 집회를 하는 것이 주 패턴인데, 그분 말씀에 의하면 조 목사님은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부터 거의 사담을 하지 않고, 호텔에서도 거의 기도만 하신다고 합니다. 조용기 목사님의 놀라운 성령의 능력은 엄청난 기도에서 나오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지난 9월 14일 조용기 목사님이 소천 하셨습니다.

조용기 목사님은 우리나라보다는 외국에서 더 유명하신 분입니다. 빌리 그래함처럼 전 세계를 무대로 복음을 선포한 분이고, 세계 교회사를 논할 때 어김없이 등장하는 유일한 한국인은 데이비드 조(조용기)입니다.

조용기 목사님에 대한 평가에 부정적인 부분이 있을 수는 있겠지만, 1958년 5명의 천막교회로 시작된 놀라운 부흥과 복음전파는 하나님의 강력한 역사하심으로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한국교회 어느 교단도 조용기 목사님의 영향을 받지 않은 곳이 없을 것입니다.

조용기 목사님이 짝사랑하신 제자훈련을 대표하는 우리교회도 그 분의 사역을 기억하며 한국과 세계를 향하여 복음전파와 진리수호로 더욱 크게 쓰임받기를 기도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