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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남지 2월호(성경 속 전염병)

작성자명이**
조회수401
등록일2020-02-01 오후 10:11:07

성경 속 전염병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온 지구가 술렁이고 있다.


인류의 역사는 전염병과의 투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그리고 그 투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매독, 결핵, 홍역, 에이즈, 에볼라, 사스, 메르스 ...

하지만 인류를 가장 공포에 떨게 했던 역병은 단연코 흑사병이라고 불린 페스트(pest)일 것이다.


 페스트는 3차례에 걸쳐 대유행이 일어났었는데, 2차 유행이 일어난 14세기에는 유럽인구의 30%가 사망했다고 한다. 이 공포의 페스트가 구약성경에 기록되어 있다면?


사무엘상 5~6장에 보면 이스라엘로부터 언약궤를 뺏은 블레셋에서 전염병으로 엄청난 사람들이 죽어간다. 그들은 언약궤가 옮겨가는 곳마다 엄청난 사람들이 독한 종기로 죽어가자 언약궤를 이스라엘로 돌려준다. 그러자 이번에는 궤를 돌려받은 유대인들 (5)칠십 명이 궤를 들여다 본 것 때문에 죽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물론 민수기 4:15에 성물을 만지면 죽는다는 율법이 나오고 사무엘하 6:7에 웃사가 궤를 만져 죽는 사건이 나오긴 하지만, 궤를 들여다 본 사람이 70명이라는 것은 너무 많은 숫자라는 생각이 든다. 더군다나 570명이라고 기록한 성경 사본도 있어서 우리가 보는 개역개정 성경에는 삼상 6:19(5)칠십 명이라고 애매하게 적어 놓았다. 죽은 사람이 570명인가, 70명인가에 대해서는 신학자들 사이에서 지금도 논란이다.


NIV 해설성경 본문에는 70명이라고 적어 놓았지만, 각주에는 70명이라고 적힌 사본은 소수(a few)이고 대부분(most)의 사본은 570명으로 기록해 놓았지만 5만을 적은 것은 필사자의 실수였을 가능성이 거의 분명하다는 견해를 적어 놓았다.

하지만 기원전 3세기에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72명의 유대학자들에 의해서 히브리어로 기록된 구약성경을 당시의 세계어인 헬라어로 번역한 구약성경인 70인 역 당대 최고의 영어성경으로 인정받았던 흠정역(KJV)’에는 모두 570명이 죽었다고 번역해 놓았다.


70명이 궤를 들여다보는 것도 힘든데, 570명이 궤를 들여다 볼 수는 없는 일이다. 물론 궤를 들여다 본 죄로 죽은 사람도 있었겠지만, 70명이 되었건 570명이 되었건 궤를 들여다 본 것 외에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은 분명한 것 같다.


어떤 의학자들은 블레셋과 유대인들 죽음의 원인이 페스트였을 것이라는 주장한다.

그 근거는 블레셋 사람이 궤를 돌려줄 때 제물로 바친 다섯 마리의 황금 생쥐와 황금 독종 때문이다. 블레셋 사람들은 궤를 돌려보낼 때 그들을 몹시도 괴롭혔던 독종(tumor, 종기)과 쥐를 황금으로 만들어서 궤와 함께 돌려보내며 그들의 전염병이 없어지길 기원했다.

 

종기의 형상을 금으로 만든 황금 독종은 이해 할 만할 데, 뜬금없이 나오는 생쥐의 이야기는 의학자들의 눈을 번쩍 뜨게 하기에 충분하다. 쥐라면 페스트가 아닌가!

어떤 역사가들은 블레셋 사람들이 만든 금 독종이 바로 페스트의 특징인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와 목에 사과 크기만큼 크게 생기는 림프선 종창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개역개정에는 빠져 있지만, 유진 피터슨의 메시지 성경에는 삼상 5:6절 하반부를 쥐들이 그곳에 있는 배들에서 뛰쳐나와 온 성읍에 우글거렸다! 모든 사람이 두려움에 휩싸였다라고 번역해 놓았는데, 이 부분은 ‘70인 역을 근거로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페스트균은 쥐로 대표되는 설치류에 기생하는 쥐벼룩을 통해 옮겨진다. 만약 그 죽음의 원인이 페스트였다면 대부분의 사본 기록대로 사망자가 570명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전염병의 개념이 없었던 당시에 사무엘상의 기록자는 떼죽음의 원인을 누군가가 궤를 들여다본 죄의 결과라고 적을 수밖에는 없었을 것이다. 실제로 페스트균은 19세기 중엽이 되어서야 파스퇴르에 의해 규명된다.


성경에 몇 차례 나타나는 대규모의 유행병을 의학적으로 규명하기는 불가능하며 규명할 이유도 없다. 하나님이 기적으로 병을 일으키시기도, 잠재우시기도 하시는 것을 우리는 믿기 때문이다. 하지만 많은 경우 하나님의 이적이 과학과 의학의 자연법칙을 통해서 일어나게 하신다는 것도 우리는 알고 있다. 사무엘상 6장의 치명적인 전염병과 같은 상황도 하나님께서 페스트를 통하여 역사하시지 않았나 생각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성경에 기록된 다른 전염병에도 사무엘상과 같은 자세한 기록이 있었다면 더욱 흥미로운 의학적인 추론을 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 각도에서 성경을 보는 것도 성경을 더욱 사실적으로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유대인 사망자가 570명이 되었건 70명이 되었건, 그 원인이 페스트이건 아니건 우리의 믿음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다. 중요한 점은 성경은 당시의 사실을 당시의 상황에서 있는 그대로 기록한 책이기 때문에 자연과학이 발달할수록 그 진실성은 더욱 드러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페스트가 인류에 3(4세기, 14세기, 19세기)에 걸쳐 대재앙을 주었다고 알고 있지만, 어쩌면 최초의 페스트 대유행은 기원전 1000년경 사무엘시대였을 지도 모를 일이다.


세포에 기생하는 바이러스는 숙주를 죽일 경우 자신도 죽는다.

때문에 바이러스는 숙주에게 적응하면서 약화를 거칠 수밖에 없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다른 바이러스처럼 사멸 과정을 밟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처럼 감염자와 사망자가 계속 늘어난다면 페스트처럼 대유행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 그러지 않기를 기도할 뿐이다.


: 이종훈 편집장 moses2000@nate.com (의사,성경 속 의학 이야기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