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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사악한 의사)

작성자명이**
조회수823
등록일2017-12-06 오전 12:30:38

사악한 의사


오스트리아 출신의 작가 구스타프 마이링크가 1915년 쓴 소설 골렘에는 사악한 바소리 박사라는 안과의사가 주인공이다. 그는 녹내장 치료의 권위자로 자처하며, 시도 때도 없이 녹내장이라는 진단을 내리고 환자에게 겁을 주어 수술을 종용한다. 그의 수법은 교활하다. 환자를 검사하는 도중에 자신은 내일 중요한 학회에 강연을 가야 한다는 말을 슬쩍 흘리고 환자에게는 강한 불빛을 사용해 고통을 주면서 검사를 한 후 한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심각한 어조로 말한다. “두 눈의 실명을 피할 수 없겠습니다.” 환자들은 소스라치게 놀라며 당장 수술을 해 달라고 매달린다. 만약에 그 환자가 다른 의사에게 한 번 더 진찰을 받아 보겠다고 하면, 바소리 박사는 불빛을 쐬는 검사를 한 번 더 한다면 눈에 치명적이라고 협박을 한다. 환자는 더욱 박사에게 당장 수술을 해 달라고 매달리고, 박사는 자신의 학회 일정을 늦출 경우 발생하는 손해에 대해 설명하고는 수술액수를 올린다. 그러고는 환자의 두 눈에 상처를 남기는 수술을 천연덕스럽게 한다. 하지만 환자들은 후유증이 남았음에도 불구하고 바소리 박사를 실명의 위기에서 극적으로 구해준 생명의 은인으로 모신다. 하지만 한 의과 대학생이 박사의 만행을 알아챘고, 바소리 박사는 자괴감에 결국 자살을 택한다.

이 소설은 1915년에 쓰인 소설답게 그 시대에서는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로 비쳐진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어림도 없는 이야기일 것이다.

우리나라처럼 전문의들이 개업을 많이 해 있는 나라는 세계적으로 드물다. 환자들은 자신들이 치료받아야 할 과를 먼저 정한 다음, 전문의들이 진료하는 이 병원 저 병원 닥터 쇼핑을 한 후 자신의 입맛에 맞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먼저 1차 진료를 보는 주치의 제도가 있는 미국이나 영국 같은 곳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의료시스템이다. 물론 이런 시스템이 환자들에게는 엄청나게 친절하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는 바로 전문의를 찾아가기 때문에 생기는 부작용도 분명히 존재할 수 있다. 바로 바소리 박사까지는 아니더라도 일정부분 그런 식으로 진료를 보더라도 환자들이 모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의사들은 높은 윤리의식을 갖고 있어야 한다. 요즘 의과대학 진학하기가 하늘의 별을 딸 만큼 힘이 든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이 인성도 좋으면 더할 나위가 없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의과대학에서는 나름 인성이 좋은 학생들을 뽑으려고 노력을 하고 있지만, 객관적인 기준이 없기 때문에 결국은 성적으로 뽑을 수밖에 없는 구조가 아쉽다. 수능이 끝난 지금 본격적으로 입시가 진행될 텐데, 의과대학에 인성이 좋은 학생들을 뽑을 구조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지기를 바라 마지않는다. 의사는 창의성을 많이 요하는 직업이 전혀 아니다. 의사는 머리가 좋은 사람보다는 성실하고 정직한 사람들이 해야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