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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의대를 꿈꾸는 대한민국의 천재들 개정판 서문

작성자명이**
조회수2198
등록일2011-07-28 오후 5:18:34

서문


나는 어릴 때부터 의사가 되기를 꿈꿨다. 하얀 가운을 입고 인자한 모습으로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고 존경도 받는 그런 이미지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었다. 또한 한 번씩 병원에 가면 의사들끼리 주고받는 알아들을 수 없는 의학용어들이 그렇게 멋있게 보일 수 없었다. 슈바이처 이야기를 들으면서 의사들은 전부 천사처럼 생각되었던 기억도 난다. 학창시절 희망직업을 적으라고 하면 항상 의사를 적었었고 공부도 나름대로 열심히 하면서 의사의 꿈을 키웠다. 하지만 고3 후반기에 건강이 악화되면서 첫 번째 좌절을 경험하게 되었고, 한때 의사의 꿈을 접고 다른 길을 가야 하는가? 라는 고민을 하기도 했다. 힘든 의대생활을 동기들과 부대끼며 때로는 재미있게, 때로는 힘든 시험 때문에 낙심도 수 없이 했다. 그렇게 6년을 보내고 의사국가고시에 합격하고 내 이름이 적힌 의사면허증을 보면서 스스로 대견해 했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게 난다. 고달팠던 전공의 시절 잠이 모자라 서서 졸기도 했던 그때도 함께 고생하는 동료들이 있었기에 서로의 버팀목이 되어주었다. 하루하루를 치열하게 살면서 꿈에 그리던 전문의 자격증을 손에 쥐고 이제는 끝났구나 하고 기뻐했던 기억도 난다. 개업을 준비하면서 새로운 세상의 벽을 느끼며 좌절했던 기억도 난다. 지금 우리나라는 그야말로 의대 광풍이 불고 있다. 경쟁률과 합격점수가 엄청나다.󰡐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전국의 41개 의과대학을 모두 채우고, 그 다음 점수를 받은 학생이 서울공대에 진학 한다󰡑는 농담이 유행하는 요즘이다. 하지만 의사들끼리는 지금처럼 의사하기가 힘든 때가 없다고 이구동성이다. 2000년에는 전국의 의대생들과 의사들 그리고 의과대학 교수님들까지 몇 개월 동안 천직을 접고 거리로 뛰쳐나와 데모를 하며 의료개혁을 외치기까지 했고, 병원경영난으로 신용불량자 의사도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쪽에서는 들어가려고 난리이고 한쪽에서는 죽는다고 난리이다.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의대 들어가는데 온 신경을 집중하다 보니 의사가 되고 나서의 계획은 생각도 하지 않는다. 그리고 대부분은 의사에 대한 어느 정도의 허상을 갖고 의대에 들어온다. 그리고 그 허상이 하나하나 깨어질 때 많은 고민을 하게 된다. 이것은 잘못 가고 있는 것이다. 또 중요한 것은 의사에게는 다른 직업에서는 맞볼 수 없는 그런 어떤 가슴 뜨거운 부분이 존재한다. 여러 어려운 상황과 경제적인 논리에 묻혀 그런 의사의 뜨거움과 보람이 간과되고 있는 것도 안타깝다. 서점에 들러 의대 지망생들을 위한 가이드 성격의 책을 몇 권 발견하고 읽어 본 적이 있었다. 대부분의 책은 주로 의대생들이 쓰거나 아니면 갓 의사가 된 선생님들이 쓴 것 같았다. 힘든 의대 생활과 전공의 시절의 고달픔을 잘 표현한 훌륭한 책들이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의대생과 전공의로 보내는 시간은 전체 의사의 일생에서 짧은 기간이다. 그리고 그때 느끼고 생각하는 것과 전문의로 사회에서 생활하면서 느끼는 것과는 또 다른 면이 많다. 나는 의과대학을 진학하려는 분들에게 의과대학을 들어가는 것에만 모든 것이 매몰되어 긴 의사의 일생에 대한 전체적인 그림을 그리지 못하는 것이 안타깝게 생각된다는 말을 꼭 해 주고 싶었다. 그래서 이 책을 쓰려고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나는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인턴과 레지던트 과정을 마치고 지금은 개업을 한 의사이다. 그러니까 한국에서 가장 전형적인 주류를 이루고 있는 의사라고 봐야 한다. 의대를 졸업한 의사의 80%이상은 나와 같은 과정을 겪게 된다. 나는 사실 이 책을 쓰기 위해 3년을 준비하고 자료를 모아 왔다. 바쁜 생활 덕에 준비가 부족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다. 이제 나도 의사가 된지 10년이 된다. 10년밖에 되지 않았으니 이제 앞으로의 일을 계획하고 미래를 설계해야할 시간이지만 한편으로는 10년이나 되었으니 뒤도 한번쯤 되돌아보아야 할 때임을 느낀다. 사실 이제야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 조금 눈이 뜨인다. 그 전에는 아무 생각 없이 선배들이 걸어갔던 길을 따라 걸어 왔다고 해야 맞을 것 같다. 이 책은 의사를 꿈꾸는 학생들을 비롯해 자녀를 의사로 키우고자 하는 학부모님들 그리고 의사로서의 미래를 설계하고 있을 의대생들을 위해 썼다. 또한 이 책은 나 개인적으로는 의과대학을 들어왔을 때의 순수함에 대한 향수와 의사가 되어 처음 환자를 보았을 때의 열정과 감동의 회복을 위해 썼다고도 해야 맞겠다. 아무쪼록 이 책으로 의사의 길을 걷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또한 이 책을 읽음으로 의사의 길이 자신의 길이 아님을 발견하고 의사가 아닌 다른 길을 걷게 될지도 모를 많은 다재다능한 친구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