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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남지 11월호 (귀신들린 거라사 광인)

작성자명이**
조회수22
등록일2021-11-09 오후 4:08:31

귀신들린 거라사 광인 이야기

-다락방 교재 거라사 광인에 관한 의학적 소견-

 

현재 우리교회 다락방 교재는 마가복음입니다. 가장 먼저 기록된 복음서라 그런지 길이도 가장 짧고 표현도 간결합니다. 또한 유독 눈에 많이 띄는 것은 병자를 치료하시는 예수님의 모습입니다. 복음서에 기록된 예수님의 공생애만 놓고 본다면 사역의 최소 1/3은 병든 자의 치료입니다.

 

병든 자를 고치며 죽은 자를 살리며 나병환자를 깨끗하게 하며 귀신을 쫓아내되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라(10:8)

이 구절에서 주목하여 볼 것은 병든 자를 고치신 것과 귀신을 쫓아 낸 것을 구분해서 말씀하신다는 점입니다.

 

마가복음에서 의사인 저의 관심을 유독 끄는 부분은 5장의 귀신들린 거라사인 입니다. 예수님은 그에게서 군대귀신을 내쫒으셨고 군대귀신은 돼지 떼로 들어갑니다.

 

1973년 개봉되어 세계적으로 엄청난 관심을 모은 엑소시스트’(exorcist, 구마사)는 축귀(구마, exorcism)를 행하는 사제를 다룬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축귀를 다룬 우리나라 영화로 검은 사제들도 있는데, 재미있는 것은 마가복음처럼 사람에 씌인 귀신을 돼지로 옮겨 돼지를 물에 빠뜨려 죽인다는 것입니다.

 

20세기 이래로 무신론이 지배하는 과학은 공식적으로는 영적인 세계를 인정하지 않습니다. 의학 역시 마찬가지이고, 귀신들림을 인정하지 않습니다. 저는 크리스천 의사로서 성경을 믿고, 귀신들림에 대한 언급도 사실로 믿습니다. 현재 정신과적 질환 구분에서는 귀신들림은 다중인격장애나 조현병으로 진단된다고 생각합니다.

 

히포크라테스(BC 460?~377?)가 의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이유는 질병을 신의 징벌로 보지 않고 자연과학의 문제로 접근했다는 점입니다. 그 이전에는 질병치유는 신적인 영역이었고 치료를 담당하는 사람들도 종교인(무당, 제사장 등)이었습니다. 물론 예수님 시절에도 여전히 질병을 신의 징벌(9:2) 내지는 귀신들림(12:22)으로 보았고, 부정한 질병이 나으면 제사장에게 확인을 받고 사회에 복귀(1:44)할 수 있는 시절이었습니다.

불과 백 년 전 우리나라에서 서양 의료선교사들이 의술을 베풀 때 사람들은 여전히 서양의사에게 몸을 맡기기 보다는 무당을 찾아가 굿하는 것을 더 선호했다는 것을 알고 성경을 본다면 또 다른 시각이 생길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생각해야 할 점은 성경은 당시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것이고,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도 당시의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기록되었다는 것입니다.

 

2천 년 전 쓰여진 신약성경에 나오는 많은 귀신들린 사례들 중에서 마가복음이 가장 자세하게 기록한 거라사 광인(8:28~34, 5:1~20, 8:26~39)은 그런 면에서 조금 특별합니다.

광인은 무덤 사이에서 거처하고, 쇠사슬도 끊는 괴력을 가지고, 늘 소리 지르고, 돌로 자해를 하고,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알아보는 영적인 능력도 가지고 있습니다.

정신이상의 2대 증상인 환각과 망상의 증상을 보였다는 기록이 없어 엄밀한 의미에서는 정신이상이라 할 수는 없지만, 행동측면에서는 정신이상을 보이기 때문에 정신이상이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성경에서 귀신이 들렸지만 정신이상을 보이는 경우는 거라사 광인이 유일합니다.

 

정신이상을 보이는 사람들이 모두 귀신들린 것은 아니다.

 

증상의 측면에서 볼 때, 조현병으로 대표되는 정신병에 의한 정신이상은 뇌의 기질적인 문제에 의한 정신이상이어서 환각과 망상을 위주로 하나, 귀신들림에 의한 정신이상은 귀신이라는 엄연한 영적실체에 의한 것이기에 꼭 환상과 망상을 동반하지 않는 가운데 어떤 이상한 모습을 보입니다. 치료의 측면에서 보자면 전자는 뇌의 이상을 치료하는 약물을 복용해야 하고, 후자의 경우는 귀신을 내쫒아야만 치료가 되지 약물로는 치료가 되지 않을 것입니다.

 

귀신들림에 의한 정신이상과 정신병에 의한 정신이상의 분별점

 

귀신들림에 의해 정신이상을 보이는 경우를 정확히 알아맞힐 수 있는 사람들은 영들 분별함의 은사(고전 12:10)를 받은 사람일 것입니다. 물론 이런 은사를 받았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다 진짜는 아닐 것입니다. 정신과에서는 귀신들림 자체를 인정하지 않지만, 크리스천 정신과 의사들 중에 귀신들림을 인정하고 연구하는 모임이 있는데, 그 모임의 리더인 신학을 전공한 정신과 전문의 김진 선생님은 귀신들림의 분별점을 제시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정신이상 동반 여부에 상관없이)

 

1) 초능력 동반 -엄청난 완력(5:1~20, 19:16), 정확하게 점을 치고(16:16~19),

2) 영적으로 사람을 알아봄- 예수님이 어떤 분인지(5:7), 사도 바울이 어떤 인물인지(16:17)

3) 약물적 치료에 반응이 없음 -대부분의 정신질환은 조기에 약물치료를 하면 거의 완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4) 다른 인격체의 존재- 귀신들렸을 때의 표정, 말투가 완전히 다름(19:15), 귀신들림이 아닌 다중인격장애에 의해서도 비슷한 증세가 나타날 수 있지만, 이 질환에서는 다른 인격으로 활동하는 것을 잊어버리는데 비해, 귀신들린 경우에는 그 사람이 귀신의 존재를 인지한다고 추정.

 

하지만 실제로 귀신들림에 의한 정신이상은 극히 드문 현상입니다. 김진 선생님도 본인이 직접 본 경우는 없다고 고백합니다.

 

성경에는 귀신들려 눈멀고 말 못하는 자를 예수님이 고치신 사례(12:22), 간질병으로 고생하는 자를 예수님이 귀신을 쫒아내고 고치신 사례(17:14~18, 9:17~29)가 나옵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하지만 우리가 성경을 읽을 때 생각해야 할 점은 성경은 당시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쓰여진 것이고,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도 당시의 사람들이 인지할 수 있는 수준에서 기록되었다는 것입니다.

요즘 눈먼 자와 간질하는 자를 보면 우선적으로 병원에 데리고 갑니다.

이런 질환에 대해서는 원인이 의학적으로 현재 거의 밝혀졌고 치료가 되기 때문입니다. 안과의사인 제가 백내장수술로 맹인을 보게 했다고 제가 귀신을 쫒아낸 것은 아닐 것입니다. 물론 정말로 귀신들려 맹인이 된 사람도 있을 것이고, 예수님이 고친 맹인은 그런 경우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극히 드문 경우일 것이고, 일반화 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정신질환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의학의 발전으로 하나둘씩 극복돼 갈 것이지만, 거라사 광인의 예는 정말 귀신들린 경우라 일반화 될 수 없을 것입니다.

 

예수님은 찾아오는 병자들을 불쌍히 여기셨고, 그들을 고쳐주셨습니다. 이러한 은총을 특별은총이라 합니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모든 인간(비그리스도인도 포함)에게 의학의 발전을 통해 병자들을 회복하게 하셨습니다. 이를 일반은총이라고 하는데 의학은 (하나님으로부터 온) ‘일반은총입니다. 두 은총은 대립관계가 아니고 상호보완적인 관계입니다.

 

예수님도 의사의 존재를 인정하셨습니다.

예수께서 들으시고 이르시되 건강한 자에게는 의사가 쓸 데 없고 병든 자에게라야 쓸 데 있느니라(9:12)

정신질환도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기도도 하고 의학의 도움을 받는데 주저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사탄을 우두머리로 한 악령의 세계 그리고 귀신들림 같은 영적인 영역을 유한한 인간이 완전히 이해하기는 불가능하지만, 중요한 것은 거라사 광인의 예를 보더라도 하나님을 대적하는 영적인 세력이 엄연히 존재한다는 것입니다. 성경은 진리의 말씀입니다. 당연히 성경의 내러티브도 사실입니다. 내러티브를 이야기라고 번역하지 않고 구지 내러티브라고 적는 이유는 이야기에는 허구라는 개념이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성경을 과학적 이성적으로 온전히 이해할 수는 없지만, 과학이나 이성과는 동떨어진 신화의 세계로 이해하는 것은 더 큰 왜곡을 낳는다고 생각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자신의 형상으로 지음 받은 인간들이 지성을 올바로 사용하여 성경이 진리의 말씀이라는 것을 알기 원하신다고 확신합니다. 저는 성경을 읽으며 의사로서만 느낄 수 있는 놀라움에 무릎을 친 경험이 많습니다. 고고학, 과학, 의학의 발달에 따라 성경을 뒷받침하는 증거들도 더욱 나올 것이라 생각하며 이 글도 성경의 사실성을 알리는데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사진: 초기 기독교 작자 미상의 거라사 광인 그림들. (출처: wikipedia)

참고도서: 정신과 전문의 김진, 정신병인가 귀신들림인가?(생명의 말씀사, 2006)

이종훈 moses2000@nate.com(성경 속 의학 이야기저자, 노은 22다락방 순장)